회고/군생활 회고

군생활 회고(~ 22.6. 다시 사회로)

susong 2022. 11. 2.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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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움도 끝이 있어야 더욱 즐거운 법

군대는 나에게 고통의 공간이 아니었다.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경험들을 할 수 있는 곳이자 요람 같은 곳이었다.

한편으로는, 대학생활 안쉬고 달려온 내가 좀 쉴 수 있는 그런 대피소 같은 공간이기도 했다.


28개월 가족같은 전우들

전역날 함께해준 동료들과 한 컷

군대는 정말 재미있는 곳이다. 모두가 힘들기 때문에 더더욱 사람이 고프고 또 가까워진다.

 

내가 군생활 중 맡은 보직은 깍두기 그 자체였다. 부대 내 직속상관은 딱 1명 부대장님 한분 뿐, 나에게는 같은 부서원인 간부가 존재하지 않았다. 내 친구들은 다 어느 중대에 소속되어있는데, 나만 위관급 소위로서 참모부에 배정받으니 내가 하는 업무를 이해해줄 수 있는 동기 혹은 동년배 동료가 없다는 것이 크게 걱정되었다.

 

내 옆에 바로 같이 일하는 간부가 없다는 것은 내 일상을 알아줄 사람이 없다는 뜻이기에, '나는 다른 내 동기들과 내적 친밀감을 쌓기 어려울 수 있겠구나' 싶었다.

 

하지만, 지나고보니 전혀 문제가 아니었다. 군대에서는 내가 먼저 손 내밀 용기만 있다면 같이 고생하며 전우애를 쌓을 수 있었고, 덕분에 나는 내 전역사진을 찍을 때는 어느 중대 혹은 소속 할 것 없이 모든 친한 간부들과 함께할 수 있었다.

 

동료들이 만들어준 피규어

돌이켜 생각해보면 모두가 친절하게 대해줬기 때문에 나도 모두에게 한발자국 먼저 다가갈 수 있었던 것 같다. 모두에게 감사한다. 이 외에도, 정말 가족같이 나를 챙겨준 그리고 지금도 연락하는 나의 수많은 인연들에게 늘 감사한다.

 

나는 부대운이 정말 좋았다. 처음에는 전임자도 없고, 업무 난이도도 낮지 않았기에 정말 힘든 부대 걸렸구나 싶었지만, 와보니 사람이 너무나도 좋았다. '어디를 가도 인사가 만사다' 라는 선배 장교의 말은 정말 맞는 말이었다.

 

인수인계를 받지 못했기에 없는 시스템을 처음부터 쌓아 올려야할 때도, 남들은 안하는 업무 나는 해야될 때도 그리고 매일 야근에 지켜 피곤할 때도 옆에 있는 동료가 있었기에 버틸 수 있었다. 혼자서 못하는 일을 팀은 할 수 있다는 말이 무엇인지 온 몸으로 배울 수 있었던 순간인 것 같다.

 

함께 고생한 동료들 한명한명 이름 부르며 감사하고 싶지만 낯간지러워 못하겠다. 나를 가르쳐준 모든 장교선배, 부사관 동료분들 모두에게 감사한다. 특히, 가장 애정하는 몇몇 소울메이트 동료들에게는 이 때를 생각할 때마다 감사한 마음뿐이다.

 

그 분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었을 것이다.


감사한 나의 동기들

전역 직전 동기들과 함께 단체사진

전역은 한 순간에 다가온다. 안올 것 같은데.. 안올 것 같은데 하면서도 어느날 보니 국방부의 시계가 이제 내 군생활을 끝을 가리키고 있었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물론 그것을 어떻게 쓰냐에 따라 그 결과는 모두 다르겠지만 말이다. 나는 내 인생의 빛나는 날들을 빛나는 동료들 그리고 동기들과 함께할 수 있었다.

 

누구하나 모나지 않고, 친절한 사람들 밖에 없었기에 함께한 시간이 소중하게 느껴진 것 같다. 함께해서 즐거웠고 그렇기에 같이 있을 때 행복해지는 사람들이다. 

 

늘 고맙고 감사한다. 부끄러워서 따로 말은 못한다. 고맙다

 

번외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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