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고/군생활 회고

군생활 회고(번외 : 군생활 중 취미)

susong 2022. 11. 3.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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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사로 가는 것과 장교로 가는 것 삶의 질에 있어서 차이가 있을까?

 

이런 부분은 가기 전에는 알기가 힘들다. 물론, 어떤 부대에 어떤 직책에 걸리냐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이 글에서는 내가 군 생활 중 해봤던 것들에 대해 한번 써볼까 싶다.

* 물론 전방 초소장 걸리면 이런 삶은 거의 불가능하다


군 생활 중 꾸준하게 시간을 내서 했던 취미들

종류 기간
독서 20.3. ~ 22.6.
러닝 20.3. ~ 22.6.
크로스핏 20.9. ~ 21.2.
헬스 21.3. ~ 22.6.
국궁 21.8. ~ 21.9.
스쿼시 21.5. ~ 21.8.
테니스 22.1. ~ 22.6.
오토바이 22.2. ~ 22.7.
파이프 담배 21.1. ~ 21.6.
커피(드립) 21.6. ~ 22.7.
방탈출 21.5. ~ 21.6.
피아노(병문체) 21.6. ~ 21.8.

나는 새로운 것들을 안 하면 몸이 쑤시는 종류의 사람이다. 군에 있을 때도 이런 내 몸은 똑같이 작동했기에, 군 생활 중에도 어떻게든 다양한 것들을 하려고 시도했다.

 

사람들 만나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매주 1 ~ 2회는 사람들과 부대 안에서 바비큐 해 먹느라 바빴지만 그 와중에도 최대한 다양한 것들 해보려고 시도했다.

 

혹시 군생활 중 다양한 것들을 해보고 싶은데 병사로 갈지 장교로 갈지 고민되는가?

망설이지 말길 바란다. 그냥 간부로 가라

 

간부와 병사가 다른 점은 책임의 유무이다. 책임을 가질 수 있으니 그에 알맞은 자유도 요구할 수 있다.

자유로 얻은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지는 각자의 몫이겠지만, 이 시간들을 잘 사용한다면 높은 삶의 질을 군에서도 이룩할 수 있다.

* 물론 정작, 인사장교 걸리면 이런 것 없다. 가능할 순 있지만 매우 힘들다.

 

특히, 당직 서고 근무 취침하는 날을 잘 이용해라 나는 그냥 밤을 새더라도 다음날 열심히 하고 싶은 것 하면서 놀았다.(20대니까 하루 안 자도 된다.. 버틸 수 있다..)


러닝과 독서

생일선물로 부대에서 준 책

사실 달리기는 내가 원하지 않아도 군에서 강제로 시켜준다. 매일 4시가 되면 일일체력단련을 해야 되기 때문에(참모는 잘 건너뛰기도 한다..) 이 시간만 되면 그냥 뛰어야 한다.

 

나는 부대장님과 뛰는 게 모든 간부들이 내게 요구하는 암묵적인 사명이었기에, 언제나 긴장된 상태에서 최상의 컨디션으로 달리기를 진행할 수 있었다. 물론, 힘들기는 했지만 내가 모시는 상관의 다른 면모를 볼 수 있는 순간이어서 좋았던 것 같다. 그렇게 대하기 힘든 사람인데 나처럼 뛰면서 힘들어하고 또 뛰다보니 나오는 개인적인 이야기들은 이 사람도 결국 사람이구나 싶은 순간들을 많이 만들어냈다.

 

독서 또한 군에서 상당히 권하는 분야이다. 또, 공보정훈장교라면 도서관과 친할 수밖에 없는데, (도서관은 인사쪽 일이지만) 일이 늘 바쁜 인사쪽에서 우리에게 친절하게 임무를 넘겨주기 때문이다.

 

근데 사실 진중문고를 우리 쪽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그냥 받는 게 후일을 봤을 때 차라리 나은 선택이다. 그렇게 늘 책과 함께하다 보면 책이랑 친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요소를 그냥 넘기지 말고 내게 도움되도록 발전시키자. 조금 안좋은 생각이지만, 업무시간에 책을 읽어도 업무라고 말할 수 있다.

 

 


오토바이

최고의 장교선배이자 형과 함께

사내라면 한 번쯤은 오토바이를 몰고 뻥 뚫린 길을 질주하는 상상을 해봤을 거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들로 특히 안전과 비용 혹은 주변의 반대 때문에 이를 실현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나는 막연하게 낭만 있다.라고만 생각했던 오토바이를 군에 가서 배웠다.

 

2종 소형 면허를 따려고 휴가를 쓰고(3번 떨어졌다), 엄청난 가격의 오토바이 보험 등 위기의 순간들이 있었지만 결국 나는 군 생활중 재미있게 오토바이를 탔다.

 

주말에 날씨만 좋으면 무조건 중대장과 같이 타는 동료들과 함께 동해, 서해 강 따라 물 따라 좋은 곳은 다 다녔던 것 같다. 또, 말년 전역을 앞두고는 2주 정도 시간을 내서 제주도 일주 및 전국일주도 했다.

 

군대 가면 이런 것 못할 것 같은가?

가능하다. 다만 좀 용기가 필요하다.

 

지나고보니 그 순간에만 할 수 있는 것들이 있는 것 같다. 나는 20대 + (부모님 및 여자 친구가 알 수 없음) + 주변에 올바르게 이끌어줄 동료 이 세 가지가 조건이 잘 조성되어서 오토바이라는 새로운 경험에 용기를 낼 수 있었다.

 

물론 지금은 안전상의 이유와 주변의 반대 그리고 더 이상 눈 밖에서 행동할 수 없는 이유 등등으로 인하여 오토바이를 타고 있지 않지만...!지금도 가끔 갑갑할 때면 오토바이를 타고 단양과 강원도를 거닐던 내 모습이 생각난다.


테니스

끝까지 못쳐서 혼났던 테니스

내가 군생활을 한 제천은 정말로 테니스 치기 좋은 동네다

동네에 널린 게 테니스장이고 아파트 뒤에 있는 공원만 가도 서울에서는 빌리기도 힘든 테니스장이 널렸다.

 

군 생활 중에 테니스 혹은 골프는 배우라는 주변의 독려와 함께 나는 골프를 시작했다.

 

그런데, 다들 골프가 재미있다고 하는데 나는 아무리 스크린에 가도 필드에 나가도 재미가 붙지 않았다. 골프는 빠르게 포기하고 시작한 것이 테니스인데, 일단 땀도 많이 나고 하면서 즐거움도 계속 붙어서 재미있게 쳤다.

 

내가 몸이 매우 뻣뻣해서 선생님이 테니스 할 때 나는 제식이 온 몸에 밴 군인인 티가 너무 난다고 이야기했지만.. 최대한 잘 치려고 노력은 했다.


아쉽게도 어느 정도 폼을 이루고 전역하고 싶었지만, 그렇지 못해 못내 아쉽기만 하다. 끝까지 제식형 테니스를 이겨내지 못해서 여운이 많이 남지만 나중에 기회가 다시 된다면 꼭 그때는 마스터 할 것이라는 강한 의지가 남아있다.


다른 운동들

늘 함께 운동한 창운이형과 함께

혹시 군대 가서 취미를 가질 수 있을까 고민하는가?

가능하다. 위에 있는 취미들은 내가 잠깐 하고 만 것들이 아니라 진짜 푹 빠졌던 취미들만 작성했다. (다시 말하지만 보직을 잘 받아야 된다.. 공보정훈.. 추천한다)

 

코로나로 인하여 중단된 스쿼시, 나랑 잘 안 맞아서 그만둔 크로스핏, 그리고 군 생활 끝까지 꾸준히 한 헬스까지

모두 의지만 있다면 가능하다.

 

자신이 하루 24시간을 잘 쪼개서 살 자신이 있고, 새로운 것에 대해 끊임없는 열정을 불태울 수 있다면 그리고 당신이 국방의 의무를 가진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당신에게 학군장교의 길을 적극 추천한다.

 

군생활 회고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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